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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 Jung Yeon

안정연의 (도시 이미지) 시리즈는 현대의 도시 공간안에서 쉽사리 찾아볼 수 있는 건축물들이나 가옥의 형태들을 다양한 특정 시점에서 포착하고, 이들을 그리드의 기하학적 패턴으로 화폭안에 고정시킨 평면 작업이다. 작가의 거주지역인 부산의 도시 모습을 형상화한 이 시리즈는 (레고마을), (삶), (옥상)등의 부제를 담은 작품들의 몇 가지 유형으로 그룹지어 나타나는데, 그녀의 캔버스 안에 프레임된 이미지들은 모노톤을 유지하고 있는 까닭에 대도시의 딱딱하고 부정적인 이미지들을 각인시켜 놓은 듯하다. 이러한 이미지는 파리에서의 재개발로 면모를 드러내기 시작했던 근대 대도시의 두드러진 현상으로 “도시의 지붕을 검게 더렵혀 쓸쓸하고 음울한 도시의 회백빛을 창출한다.” 는 벤야민의 언급을 통해서도 유추해볼 수 있다. 그러나 실상 현대의 대도시는 온갖 네온사인과 조명들, 그리고 꺼지지 않는 가로등으로 인해 밤을 잊은 듯이 화려한 모습을 과시한다. 외면적으로는 벤야민이 관찰했던 19세기부터 20세기 초반까지의 도시 모습과는 완전히 달려져 있는 것이다. 벤야민의 이전 시대에도 유럽에서 화가들이 창출 내지는 재구성하여 자신들의 화폭에 담고자 했던 도시의 모습은 게오르크 슈미트가 바라봤듯이, 산업 개화 시대에 급성장한 서유럽 대도시의 아름다움, 특히 파리 거리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인식하여 보불전쟁 이후 19세기의 세기말적 위기의식이 도래하기 전까지 인상주의자들이 전색적인 회화로 표현했던 “포말회사” 범람의 시대라는 낙천주의의 결과였다. 그렇다면 안정연 작가가 근대화 과정 속에서나 볼 수 있었던 대도시의 부정적 모습을 재구성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대미술에서 도시가 다시 중요한 화두로 등장한 것은 앙리 르페브르에서 시작된 “일상성”에 대한 관심으로부터였다. 현대의 도시는 그 자체로 규정되지 못하고, 개인과 주변과의 관계성, 그리고 서로 다른 것들과의 관계를 통해서만 부분적 면모를 드러낸다. 그런데 현대의 대도시들은 마치 거대한 하나의 통일체이기라도 한 것처럼 균질화되어, 밀라노처럼 패션의 도시라거나 빈처럼 음악의 도시 같은 수식어로 전체화된다. 그러나 도시는 전체성을 가질 수 없고, 유기적인 총체성을 통해 기능하며 존재한다. 안정연의 (도시 이미지)속에서 아직 그 어떤 개인의 모습도 드러나지 않는 이유는 그러한 도시의 모습을 특정 이미지로 맵핑함으로써 그 안에서 우리의 현실적 삶을 생경한 타자로 만드는 거대한 물질적 존재로서의 도시 혹은 박제된 듯한 도시의 모습을 드러내기 위함이다. (도시이미지-레고마을) 시리즈는, 건물들이 마치 레고를 쌓은 것처럼 동일하고 반복적인 외면적 형태를 띠고 있지만 그 안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제각각 서로 다른 모습과 생활방식을 통해 삶을 영유해가고 있다는 다양성과 차이들을 무시하는 도시의 이미지 맵핑에 대한 하나의 시각적 비평이다. (삶)이나 (옥상)시리즈는 따라서 작가 자신의 거주지와 작업실 주변에서 오랫동안 보아 오면서 친숙한 삶의 터전으로서의 도시와 근대적 가옥의 형태들을 일체의 인간 형상이 보이지 않는 풍경으로 변화시킨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나서는 이제 작가의 눈을 넓혀, 그 터전 멀리 보이는 첨단도시로서의 해운대에 늘어선 휘황찬란한 고층 건물들의 모습과 자기 주변에서 흔히 관찰되는 가옥들의 근경의 모습을 한층 대형화된 화폭 안에서 대비시킴으로써, 현실의 ‘일상’ 공간으로서의 도시와 균질적인 이미지로 맵핑된 도시의 모습을 대비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작가는 이것을 그리드로 균질화된 도시와 건물들의 기하학적인 이미지로 시각적인 효과를 얻어내고 있다. 그동안 주변의 사물들을 그려오며 일상의 소소함과 잔잔함을 전해주었던 안정연 작가가 박제화된 도시 안에서 함께 호흡하고 갈등하기도 하며 살아갈 사람의 모습을 언제 어떻게 다시 불러들이게 될지 궁금증을 가지며 이후의 작업들을 기대해본다.

Works

CV

Education

동아대학교 예술대학원 회화과

신라대학교 미술학과 서양화전공

현. 부산 미술협회, 한국전업작가협회, 현대작가협회

Selected Solo Exhibitions

2009 문화골목갤러리석류원 초대전

2012 문화재단 북카페초대전

2012 부산국제아트페어/벡스코

2013 홍콩아시아 호텔아트페어/만다린호텔

2013 SOAF 서울오픈아트페어/서울코엑스

2013 KIAF 한국국제아트페어/서울코엑스

2013 갤러리서린스페이스초대전

Selected Group Exhibitions

2014

[현해탄의 창]  한일교류전-해운아트갤러리

미술의 힘 치열한 형상전-국회의원회관

물빛담은 행복동행-대구문화예술회관

“30” 작품기증및작가초대전-해오름갤러리

삶과 작업-한슬갤러리

해운갤러리 기획초대전-[부산미술57인전]-해운아트갤러리

[현대미술로 풀어가는 다양한 회화의 언어] 초대전-갤러리조이

[GROUP INNOVATION] 서울전-가나인사아트센터6층

2013

제1회 부산현대작가회 창립전-루쏘갤러리

영호남 5개 도시희망교류전-대구문화예술회관

한,중,일 국제미술가전-중국북경798 Rose Bud Art Center

대한민국남부 국제현대미술제 [이합과집합]-대구문화예술회관

부산회화제[미의 하모니전]-부산문화회관

이노베이션 창립전-해운대센텀갤러리

[ARTRADIO] 기획초대전-K갤러리

[STEP FORWARD] 뉴욕전-ARPNY bcs gallery

 2012

제5회 인사미술제 [Good Choice 미래의 작가전]-인사동아라아트

[현해탄의창] 한일교류전-후꾸오까 미조에 화랑

제27회 남부국제현대미술제-한국 소리문화의 전당

 2009

아트팩토리 인 다대포전-아트팩토리

외 단체전 100여회

Art Fair

2015 아트부산

2014 서울오픈아트페어

2013 BIAF 부산국제아트페어, 키아프 한국국제아트페어, 서울오픈아트페어, 홍콩아시아 호텔아트페어

2012 BIAF 부산국제아트페어

Collections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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